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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릴 때 배운 맛이 평생을 간다

"어릴 때 먹었던 맛으로의 회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곤 한다. 싫어하던 콩떡이, 쌉싸름한 나물 무침이 언젠가부터 그립고 맛있어지는 그런 경험 말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어렸을 때 먹던 음식의 맛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사람들은 어릴 때 입맛이 평생 간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먹어본 음식이 평생의 입맛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말이다.

 

입맛이라는 것은 어떤 음식의 맛을 선호하거나 혹은 선호하지 않는 취향을 말한다. 입맛은 그냥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맛을 기억하고 배우는 과정 속에 좋고 싫음의 기준이 생기는 것이다. 이 기준은 식습관을 결정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식습관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지장을 준다. 또한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신체적 정신적 질병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 보다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입맛을 갖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바람은 너무나 당연하다.

 

 

어릴 때 배우는 맛

 

채소는 맛없다며 고기를 외치는 아이들, 달고 짜다의 줄임말인 달짜를 넣어 ‘달짜야 제맛이다’라고 말하는 아이들 앞에 부모의 고심은 더 깊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적으로 자주 노출된 음식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고, 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법칙이 어긋나는 시기들이 물론 있다. 첫 번째 시기가 바로 또래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기다. 또래들과 함께 먹는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한두 번 같이 먹으면서 그 음식에 매료되는 경우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시기를 지나면 어릴 적 먹던 입맛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어렸을 때 인위적인 첨가물로 범벅된 자극적인 맛이 아닌 신선한 식재료 자체의 자연의 맛을 많이 접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경험들이 앞으로 ‘맛있다 맛없다’라는 맛의 기준을 바로잡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가 되면 이미 맛에 대한 선호도가 분명해진다. 이 시기 전 아이들은 여러 경험과 배움을 통해 변화되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자리 잡힐 확률이 높다. 어렸을 때 맛을 배우고 올바른 맛의 기준을 세우게 하기 위해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배워야 알지, 먹지

 

어렸을 때 배운 맛이 일정 시기까지는 영향을 끼치지만 성장하면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입맛이 변화하곤 한다. 또래 집단과의 경험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하는 집 밖의 펼쳐진 다양한 음식들의 유혹뿐이겠는가. 어렸을 때야 보호자가 주는 음식을 수동적으로 먹지만 일정 나이가 되면 이런 외부 환경 속에서 자신이 먹는 음식을 자신이 선택하고 먹는다.

 

다양한 외부 요인과 환경 속에서도 변함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확고한 기준이 필요하다. ‘먹는 행위(EAT)’에 선행되는 것이 바로 내가 어떤 음식을 먹을지 혹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음식을 해서 먹일지 하는 ‘음식 선택(Food Choice)’이다.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쁜지, 음식 선택의 확고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것을 식생활 교육이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더 나은 선택과 분별을 위한 많은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매일 최소 3번 이상 반복되는 ‘먹는 일’에 대해서는 배우는 식생활 교육은 어떠한가. 물론 가정에서도 학교에서의 교과과정 속에서 일부 다뤄지기는 하나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먹는 일의 비중에 비하면 너무나 부족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개개인의 음식 선택은 건강과 행복을 결정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 교육은 가정과 사회에서 보다 강조되고 전 생애 주기를 통틀어 지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생의 입맛을 결정하는 시기인 영유아와 소아기에 맛에 대한 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배워야 알고, 알아야 제대로 먹지 않겠는가.

 

 

 

*본 칼럼은 홈페이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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