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맛있다의 새로운 이름, 생면식감!
2011년 풀무원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건강하다는 컨셉으로 라면 브랜드 ‘자연은맛있다’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자연은맛있다’는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기름에 튀긴 유탕면 위주의 라면 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나갔는데요.
지난해 신제품 ‘육개장칼국수(이하 육칼)’가 큰 인기를 얻으며 ‘자연은맛있다’는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랬던 ‘자연은맛있다’가 올해 ‘자연은맛있다’라는 이름 대신 ‘생면식감’으로 새롭게 리뉴얼합니다.
‘자연은맛있다’가 기존 이름 대신에 ‘생면식감’으로 리뉴얼 된다고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풀무원 라면사업부 김민순 팀장입니다. 네, 생면식감은 튀기지 않고 바람으로 말려서 건면이지만 쫄깃한 생면의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라면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기존의 마스터 브랜드인 ‘자연은맛있다’는 곧 ‘생면식감’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새 브랜드 이름은 2월 4일 TV광고부터 사용하고 있고 제품 패키지에는 6월까지 모두 순차적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6년간 풀무원의 라면을 대표해오던 브랜드이고 지난해 ‘육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연은맛있다’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아진 것 같습니다. 자연은맛있다 브랜드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음, 글쎄요. 솔직히 말하면 ‘자연은맛있다’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또 소비자들은 라면을 선택할 때 브랜드를 보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라면 이름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죠. 가령 신라면. 너구리, 진짬뽕 등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기업명이 오히려 보조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조사결과에서 보면 제품브랜드가 50%, 제조사가 25% 나머지는 기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라면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마스터브랜드인 '자연은 맛있다'의 역할이 좀 모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면 카테고리를 연상시키지도 않고요.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지 않다면 변경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요?
‘자연은맛있다’를 버리고 ‘생면식감’으로 바꾼 것은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과거 6년 동안의 큰 방향은 ‘원물 중심의 칼로리가 낮은 건강한 라면’이었습니다. 이제 원물보다 튀기지 않은 바람으로 말린 쫄깃한 ‘면’을 중심으로 가는 것입니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죠.
보통 라면에는 첨가물도 많이 들어가고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자연은맛있다’는 자연에서 라면의 맛을 찾아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씻겨주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자연의 원물을 직접 우려내어 깊은 라면 맛을 내는 한편 첨가물은 최소화한 것이죠. 그때 나온 제품들이 바로 백합조개탕면, 꽃게짬뽕, 오징어먹물짜장입니다. 제품명부터 다 자연 원물의 이름이 들어가 있죠. 이런 원물중심으로 시장에 진입은 가능하나 규모있는 성장에는 다소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육칼에는 원물 이름이 안 들어가네요?
빙고! 육칼이 ‘생면식감’ 브랜드의 첫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육개장으로 새로운 라면을 준비할 당시 ‘육칼’의 이름은 ‘고사리 사골 육개장’이었습니다. ‘자연은맛있다’는 원물 중심의 브랜드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이름을 달면 그 순간 별미가 돼버립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라면들 보세요. 신라면, 너구리, 진라면, 삼양라면, 짜파게티 어디에도 원물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육개장칼국수를 강조하면 칼국수 면발을 싫어하는 사람은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육칼'로 줄여서 커뮤니케이션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육칼은 ‘자연은맛있다’가 생면식감으로 넘어가기 위한 ‘실험작’ 이었나요?
실험작은 너무 거창하고요.(웃음) 우선 원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자연은맛있다’는 원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했습니다. 이번에 끊어보자고 결심했죠.
“여기 풀무원이 만든 자연은맛있다라는 라면이 있습니다. 이건 기존 라면과 다릅니다. 화학첨가물이 아닌 자연 원물로 맛을 내고 칼로리도 낮고 건강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나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로부터 환영을 받았지만 소위 라면 헤비유저라 불리는 2030대 남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한계점이 분명했습니다.
육칼을 출시하면서 우리가 먼저 건강을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여기 라면이 있습니다. 진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맛있는 라면입니다”라고요. 2030대 남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육칼 시식 매대에 가서 보면 2030남성들이 육칼을 집어 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면이 쫄깃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새 브랜드명 ‘생면식감’은 쫄깃한 면발을 강조하는 것이군요.
네, ‘생면식감’은 말 그대로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서 ‘생면’처럼 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소비자들은 ‘면’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육칼을 맛본 분들은 우선 진한 육개장 맛이 난다고 신기해합니다. 그리고 면을 씹으면서 쫄깃한 생면식감을 경험하죠. 이렇게 육칼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면을 튀기지 않았고 그래서 칼로리도 낮다는 정보가 전달되면 육칼에 대한 호감도가 더욱 상승합니다.
① 엇 국물이 맛있네. → ② 면도 쫄깃하네! → ③ 그런데 튀기지 않았다고? → ④ 그래서 칼로리도 낮구나! → ⑤ 한 봉지 더!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이죠. 과거에는 맛을 논하기 이전에 낮은 칼로리를 강조하며 이성적으로 다가갔던 것입니다. 원물을 그대로 넣어서 원물의 맛이 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 했지만, 6년간 ‘자연은맛있다’라는 브랜드를 이끌면서 내린 결론은 라면은 일단 맛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름에 튀긴 유탕면에 익숙할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분명한 것은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식을 하시는 분의 말씀이나 개인 블로그, SNS에 육칼 후기를 보면 ‘면이 탱탱하다’, ‘쫄깃하다’, ‘잘 불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기존의 유탕면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면에 대한 차별점을 느끼는 것이죠.
또 소비자들은 원래 꼬들꼬들한 면발을 좋아했습니다. 보통 라면 오래 끓이면 면이 불어서 맛없다고들 하죠. 원래 소비자들은 쫄깃한 식감을 즐겼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은맛있다’가 지난해 비유탕라면 시장점유율 1위를 자치했습니다. 육개장칼국수의 히트가 주요인으로 생각되는데 육칼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무엇인가요?
우선 전문점 트렌드를 ‘라면화’ 시켰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2015년 가을에 짬뽕라면이 크게 유행했는데요. 그 전부터 전국 5대 짬뽕이니 하면서 짬뽕전문점이 외식업계 트렌드였습니다. 맵고 불맛이 강한 짬뽕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었던 것이죠.
육칼도 마찬가지입니다. 풀무원이 육칼을 출시하기 몇 년 전부터 문배동 육칼 등 육칼 전문점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었습니다. 이 트렌드를 보고 육개장이라는 메뉴를 고른 것입니다.
트렌드 분석을 어떻게 하셨나요?
정보 수집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마케터가 아무리 뛰어나도 개인이 잡아내지 못하는 큰 흐름이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실제 오프라인 상의 정보 등 이들을 모두 모아 분석하는 것입니다.
즉,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죠. 교동짬뽕과 짬뽕라면의 상관관계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동짬뽕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라면시장에 짬뽕라면이 등장하는 시기를 분석한 것이죠.
마찬가지로 몇 년 전부터 문배동 육개장칼국수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육개장칼국수라는 음식이 많이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육개장칼국수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서 2016년에 우리가 라면 제품을 내놓으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사실 육칼의 제품 개발은 2013년에 완료했습니다. 다만 때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튀기지 않은 라면, ‘비유탕라면’ 시장 트렌드는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라면시장은 일본의 2011년과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2011년 일본 비유탕라면은 전체 라면시장에서 고작 5% 수준이었지만 2014년에 35%로 수직 상승합니다. 일본 식음료 시장에서 이렇게 급격하게 판도가 변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튀기지 않은 라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육칼이 히트를 치면서 서서히 인지하기 시작했죠.
또 개인 소득이 3만 달러가 넘어가면 사람들이 쫄깃한 식감을 찾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자연은맛있다’가 ‘생면식감’으로 재탄생하는 적절한 시기인 것입니다. 튀기기 않은 라면의 핵심은 생면처럼 쫄깃한 면발입니다. 이것이 바로 풀무원 라면만의 ‘생면식감’이죠! 기름에 튀긴 유탕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식감.
이야기를 돌려... 최근 팜유 발암물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라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팜유의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풀무원의 라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건조하여 제작했기 때문에 논외 대상입니다. 얼마 전에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팜유가 200℃ 이상이면 발암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보고서도 내고 이태리 최고 슈퍼체인 쿱에서는 악마의잼이라 불리는 누텔라의 판매를 금지하기도 하였죠.
이렇게 팜유가 걱정이 된다면 풀무원 라면을 드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팜유에 튀기지 않고 바람으로 건조했기 때문입니다.(웃음)
마찬가지로 우리 '직화짜장' 라면에도 사용하지 않는 카라멜 이슈도 있는데요. 왜 코카콜라라는 회사가 켈리포니아 주만을 위한 별도의 콜라를 만드는지도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필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과거 풀무원 입사이후 원경선 원장님께 개인적으로 메일로 문의에 대한 답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핵심은 원료 중 논란이 있으면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그것이 바른먹거리 원칙이라는 것이죠. 팜유와 카라멜색소 모두 논란이 있는 이슈이고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자 노력하는 것이 작지만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는?
올해는 ‘제2의 육칼’을 만드는 것 최대 목표입니다. 육칼에 이어 라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두 번째 플래그십 제품을 만드는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작년에 출시한 ‘생라면’ 2종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리는 것입니다. 사실 그 동안의 자연은맛있다 제품들은 다 ‘별미’였습니다. 큰 특징은 없지만 오늘 먹고 내일 먹고 다음 주에도 계속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생라면’입니다.
특히 각 제조사에서 '라면'이라는 제품명을 사용하는 것은 한정되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우리 라인업 중에서 '생라면'만이 진정한 라면이라고 할 수 있죠.
작년 한해 육칼을 통해 튀기기 않은 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이제 비유탕면에서도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같은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면의 헤비유저들은 건강을 생각하면서 라면을 고르지 않습니다. 건강을 많이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라면을 구매하지 않겠죠. 생면식감은 그 핸디캡을 버리고 가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원칙을 준수하지만 라면은 라면답게 승부해야 합니다. 정말 맛있는 맛! 앞으로 생면식감 많은 기대 바랍니다.
풀무원 라면사업부 김민순 팀장
2001년 입사 풀무원식품 브랜드관리 사무국에서 전사 브랜드 관리를 담당했다. 풀무원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바른먹거리’ 브랜딩 개발에 참여했고 풀무원의 대표 브랜드 생가득, 찬마루, 그린체 개발에도 담당한 풀무원 브랜드 전문가다.
2011년부터는 라면사업부를 이끌면서 마케터로써 본격 활동했다. 2012년 ‘꽃게짬뽕’을 히트시키고 2016년 ‘육칼’을 대히트 시키며 국내 라면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있다. 올해는 브랜드 전문가답게 ‘자연은맛있다’를 ‘생면식감’으로 리뉴얼하며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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