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맛의 정글, 사회에서 배우는 맛

아이의 건강한 입맛을 위해 아이의 먹거리에 신경 쓰는 부모에게 가장 김빠지는 소리,

“그렇게 해줘봤자 나중에 밖에 음식 먹기 시작하면 다 소용없어”

 

 

가정이 맛의 온실이었다면 사회는 맛의 정글과도 같다.

밖에서 음식을 선택할 때 달고 짜고 매운 맛의 총집합체 음식들의 유혹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이런 맛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좋은 재료로 만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어왔더라도 본능에 충실한 이런 맛에는 쉽게 현혹되기 마련이다.

 

이른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생부터는 부모가 제공하는 음식에서 벗어나 일명 ‘밖에 음식’을 접하게 되고 이 자극적인 맛의 경험들은 입맛을 바꿔놓기에 충분하다. 더 성장해 가면 갈수록 밖에 음식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매식과 외식이 하루 식사 전부가 되는 경우도 많은 지경이다.

 

 

피자

▲ 출처: flyckr by Michael Stern

 

 

이런 상황에서 가정에서의 식생활 교육만으로는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어렵다. 집밥이 사라져가며 자연스레 약화되고 있는 가정의 식생활 교육의 기능이 자연스레 사회로 전이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여러 중앙정부기관에서는 국민의 식생활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식생활 캠페인과 교육을 펼치고 있다.

자극적인 단맛과 짠맛이 강한 음식들을 많이 섭취했을 때의 건강상의 유해성을 알리고, 설탕과 소금 섭취를 줄이는 식생활 실천을 위해 저염 저당 식단 캠페인을 아이들은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벌인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최근 국민 식생활 개선을 위한 9가지 수칙을 발표하고 시민들의 실천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을 제조하는 식품기업에서 화학식품첨가물 사용 제한, Non-GMO콩 사용 제한 등의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을 제품에 적용하기도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식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소비자의 바른 먹거리 선택을 위해 ‘바른먹거리 캠페인’을 다년간 펼치고 있는 기업이 바로 풀무원이다. 소비자 중에서도 특히 식생활이 형성되는 시기인 미취학 6~7세부터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자연의 맛을 즐기고, 영양적으로 균형 있는 식습관을 갖도록 하는 바른먹거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먹거리 교육

▲ 풀무원은 지난 2010부터 2,200여 회에 걸쳐 5만여 명에게 바른먹거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는 풀무원재단과 함께 바른먹거리 캠페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가정의 개인의 식생활뿐 아니라 공공 역역에서의 음식과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공공 역역의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학교급식이다. 학교급식에서도 최근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친환경 급식을 시도하며 완/반조리 식품의 사용 비율을 낮추고 제철 음식재료로 직접 조리하는 메뉴를 보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변화들은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배우는 맛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 혹은 가정이라는 사적이 공간에서의 음식뿐 아니라 급식이나 외식, 마트에서 사 먹게 되는 가공식품들도 함께 바꿔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집 밖, 즉 사회에서도 맛을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들 역시 외식을 할 때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음식을 선택하는 매 순간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편리함이나 자극적인 맛의 유혹과의 갈등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부모의 확고한 음식 선택 기준이 필요할 뿐 아니라 사회의 맛의 보편적 개선이 함께해야 하겠다. 그래야 가정에서의 아이의 건강한 입맛을 위한 부모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되지 않겠는가.

 

 

 

*본 칼럼은 뉴스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