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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선 원장 타계 5주기,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아름다운 농부 원경선을 기리다

‘바른 농사 하나면 이웃을 살리고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철학으로 유기농의 씨앗을 세상에 퍼뜨린 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2013년 1월 8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타계하기까지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로 평화와 기아대책, 환경운동에 한평생을 헌신했다.

타계 5주기를 맞아 풀무원의 정신적 지주인 故원경선 원장을 기리고, 그의 뜻과 정신이 계승발전하고 있는 원경선 기념관을 둘러본다.

 

 

원경선 원장

 

 

한평생 정농과 공동체 운동을 실천한 원경선 원장과 풀무원

 

원 원장은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열 여섯 살 되던 해 부친이 별세하면서 농군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 전쟁을 겪고 난 마흔의 나이에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1955년 경기도 부천에 땅 1만 평을 개간해 ‘풀무원농장’을 마련하고 오갈 데 없는 이들의 공동체를 설립, 운영했다.

 

1976년 경기도 양주로 농장을 옮긴 후에는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 단체 ‘정농회’를 설립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을 시작한 위대한 농부로 인정 받는 그의 업적은 초∙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풀무원

▲원경선 원장의 인물이야기가 소개된 중학교 1학년 교과서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된 그의 이타적 삶은 인류를 기아와 전쟁으로부터 보호하고, 공해로부터 인류를 건지려는 환경운동과 생명보호운동, 평화운동으로 진보를 거듭했다.

 

일찍부터 아프리카 기아 현장에 가서 구호 활동을 하고 그 참상을 국내에 알렸으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창립에 초석을 마련하고 빈곤 타파 운동에 앞장섰다. 지난 2009년 기아대책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는 “전세계 63억 명의 인구 중 10억 명이 굶고 2초에 한 명이 죽어가고 있는 지금, 기아대책은 나와 내 가족을 넘어 이웃과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라며 “더 많은 후원자와 기업들의 참여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생명이 없는 평화로운 지구를 만들어가자”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풀무원 원경선 원장원경선 원장 동상

▲故원경선 원장, 원경선 원장 생전 모습을 재현해 기념관 앞 야외 정원에 세워진 동상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 세계환경회의에는 한국 대표로 참석해 유기농 실천운동에 대한 강연을 했으며, 그 직후 경실련 산하기구로 시작한 환경개발센터(現 환경정의 전신)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직접 실행하며 가르치는데 힘을 쏟았다.

 

‘인간 상록수’로 불리는 원경선 원장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목이 달아나도, 재산이 바닥나도 실천하며 살아왔다. 그가 1961년부터 이사장을 맡아온 ‘열린 교육’으로 유명한 경남 거창고등학교는 군사정권시절 교육계와 마찰을 빚으며 3번이나 문을 닫을 뻔했다. 하지만 매번 그는 “타협하느니 차라리 학교 문을 닫는 것이 인격적으로 바른 교육이 된다”며 버텼다.

 

 

풀무원 로하스

 

 

원 원장은 2004년부터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새로 일군 풀무원농장으로 거처를 옮기고 농장 인근에 평화원 공동체를 세워 한평생의 꿈인 공동체 운동을 지속했다. 1만 9,600여 평 풀무원 농장이 내려다보이는 금단산 자락에 자리잡은 원경선 기념관(wonkyungsun.pulmuone.kr)은 원 원장이 2013년 타계하기 전까지 8년여 간 말년을 보낸 자택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지난 2014년 5월, 풀무원 창사 30주년을 맞아 개관했다. 평생을 농업에 종사해 온 농부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국내에 세워진 것은 처음.

 

원경선 원장이 평생을 실천해온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리는 교육과 체험의 장인 ‘원경선 기념관’을 찾아가봤다.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 ‘원경선기념관’에 기리다

 

 

원경선기념관

 

 

원경선 원장이 생전에 사용했던 각종 유물과 자료, 책자를 전시하는 자서전적 공간으로 구성된 ‘원경선 기념관’은 원장의 발자취와 흔적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일반적인 박물관과 달리 별도의 유물 보호 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로하스 아카데미

 

 

기념관은 풀무질에 필요한 물, 불, 흙, 바람의 4가지 요소를 따 이름 붙인 ▲제1 전시관-흙의 방(생명존중과 이웃사랑 정신) ▲제2 전시관-불의 방(풀무원 농장의 공동체 생활모습) ▲제3 전시관-물의 방(유기농에 대한 연구 및 실천 노력) ▲제4 전시관-바람의 방(사회활동 모습) 등 전시실 4개와 영상실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이하는 것은 ‘사람을 풀무질하는 농장’이라는 풀무원의 뜻이 유래한 ‘풀무’다.

 

 

풀무

 

 

순우리말 ‘풀무’는 대장간에서 화덕에 불을 피울 때 바람을 불어넣는 도구이고, ‘원(園)’은 농장이라는 뜻. 낡은 연장을 뜨겁게 달궈진 화덕에서 풀무질하면 유용한 농기구로 변하듯, 전쟁으로 인해 오갈 데 없는 이들을 풀무질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만드는 터전이라는 뜻을 담아 풀무원이라 이름 붙였다.

 

 

물, 불, 흙, 바람… ‘풀무질’로 실천하고 확산하는 ‘생명존중과 이웃사랑’

 

 

로하스 아카데미

 

 

원 원장의 생활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공간인 제1전시실 흙의 방(1914~2013)은 원경선 원장과 부인 지명희 여사의 침실과 서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장소다. 손때 묻은 낡은 물건들에서 원 원장의 생전 청빈한 삶을, 다양한 언어의 성서들과 강의 메모 등에서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원경선기념관 전시

▲ 로하스 아카데미 김준영 도슨트가 유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침대 위 벽걸이 시계의 시곗바늘은 원 원장이 평생을 지킨 기상 시간인 새벽 다섯시를 가리키고 있어 근면 성실한 평소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낡은 이불에는 원장의 딸과 결혼해 넷째 사위가 된 공동체 청년이 직접 기르고 깎은 양털솜이 들어 있어 의미 있다.

 

 

전시실

▲한평생 청빈했던 원경선 원장의 책상. 70년도 더 된 책상 위에는 생전 사용하던 시계와 핸드폰이 놓여있다.

 

 

원경선 원장과 지명희 여사는 1938년 국내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북경으로 이주해 인쇄소를 운영했다. 이때부터 사용해 70년도 더 된 책상이 흙의 방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책상 위에는 늘 성서가 놓여 있었다.

 

 

유물 전시

▲서랍 속에는 원경선 원장 보다 4년 먼저 세상을 떠난 지명희 여사를 그리워하며

소중히 간직한 지명희 여사의 주민등록증이 눈길을 끈다.

 

 

원경선 원장 서재

 

 

원경선 원장의 서재는 항상 중국어, 일본어로 된 책은 물론이고 영문서, 헬라어로 된 성경 등 다양한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진 전시

 

풀무원농장

▲불의 방으로 가는 길에는 예전 양주와 부천의 풀무원농장 앞에 이정표처럼 있던 옛 간판을 복원해뒀다.

 

 

1981년 5월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작은 채소 가게가 문을 연다. 원경선 원장의 풀무원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 작물을 판매한 한국 최초의 유기농 가게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이 오늘날 기업 풀무원의 모태였다.

 

풀무원이란 이름은 농장에서 시작했지만,

풀무원이 그 이름을 키웠으니 잘 써라.

다만 모든 제품에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이 깃들게 해라.”

 

제2전시실 불의 방(1949~2003)은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나누자’는 공동체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동체의 부엌 겸 식당이었던 공간이다.

 

 

바른먹거리

▲전시실 한쪽 면에 설치된 여섯 개의 벽에는 원 원장 생애의 중요한 시점들이 사진과 함께 연대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식생활교육

 

 

공동체 식구들이 유기농 및 식생활 교육시 사용한 손 마이크부터 구성원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냄비와 컵, 수저, 공동체에서 현미밥을 지어 함께 나눠 먹을 때 사용하던 커다란 압력솥도 전시되어 있다.

 

 

로하스 아카데미

 

 

1975년부터 공동체의 ‘공식밥’으로 지정된 현미밥은, 현재까지도 풀무원 직원 연수원인 로하스 아카데미의 공식밥으로 제공된다. 백수를 누린 원 원장의 건강비결 중 하나도 바로 현미식이었다. 원 원장은 세끼 식사를 유기농 현미 잡곡밥과 채식위주의 식사를 했다. 그는 어릴 때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와 간디스토마를 심하게 앓은 후 머리가 어지러운 증세가 있었는데, 유기농 현미밥을 먹으면서부터 이런 증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미디어아트

▲김인구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셰어 푸드. Share Food> 유화 물감과 플래시를 통해 공동체의 배식 모습을 표현했다.

 

 

제3전시실 물의 방(1976~2003)은 유기농과 식생활, 환경에 관한 원경선 원장의 메모와 관련 도서들을 모아 전시한 공간이다. 원 원장의 끊임없는 유기농 실천과 연구에 매진한 기록들을 엿볼 수 있으며, 최신 유기농 관련 정보들을 전자액자와 터치스크린을 통해 읽어 볼 수도 있다.

 

 

로하스아카데미 원경선기념관

 

 

인류가 살아 남으려면 농민들의 양심적인 각성과 무공해 농법을 활용한 바른 농사, 즉 정농(正農)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원장의 메모도 눈길을 끈다. 이 ‘바른 농사’를 소비자 관점에서 정의한 ‘바른 먹거리’라는 정신이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음성전시


원경선기념관 전시

▲전시장 내 동선 곳곳에 원 원장의 뜻이 담긴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비치된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1, 2, 3번 다이얼을 돌리면, 원경선 원장의 생전 육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원 원장의 업적과 기록을 전시한 제4전시실 바람의 방(1981~2013)에는 풀무원의 지난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오랜 사진들과 원경선 원장의 상패 중 대표적인 것들, 원 원장이 그간 강연에 사용한 메모와 편지들이 전시됐다.

 

 

유기농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원경선 원장은 임직원들을 위한 강의는 물론 기아 구제, 환경운동과 생명보호운동, 평화운동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동참해 왔다.

 

 

농부 원경선

▲ 100세 가까운 나이에도 만년을 세계평화의 전도에 바친 원장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낡은 가방과 뒤축이 많이 닳은 신발.

원장의 소탈하고 소박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된 그의 이타적 삶과,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와 보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 글로벌 500’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8년 인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상실에서는 원경선 원장의 일생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영상은 모바일 홈페이지(wonkyungsun.com)를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다. 모바일 홈페이지에서는 전시물 설명과 오디오 드라마 감상도 가능하다.

 

 

영상 전시

 

 

원경선 원장은 충북 괴산 청천면에 2004년에 내려왔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 승효상은 ‘농부 원경선’의 집 가까이에는 반드시 논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논과 밭을 아예 설계에 넣었다고 한다.

 

 

원경선기념관 전경

 

 

이곳 농장에서 농사가 시작되면, 노련한 유기농 농부답게 이런저런 가르침을 내렸던 원경선 원장의 의자. 지금은 비었지만 유기농, 바른 농사의 정신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원 원장의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은 한국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풀무원 브랜드 속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바른먹거리 풀무원

 

 

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원장의 발자취

1955                풀무원 공동체 시작 (경기도 부천에 풀무원공동체 개설)

1958~62           홀트 아동 복지회 활동

1961~2006        거창고등학교 재단 이사장

1975~78           홀트 양자회 이사

1976                경기도 양주군으로 풀무원 공동체를 이전하여 유기농업 시작

                      한국 최초의 유기농 단체 정농회 창립

1988~91           재단법인 한삶회 이사장

1990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부회장 겸 이사 취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문

1991                기독교 방송국 방송위원

1992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 글로벌 포럼 한국대표로 주제발표

                      경실련 환경개발센터(환경정의시민연대) 이사장 취임

2004                충북 괴산군 청천면 평단리로 풀무원농장 이전

 

■ 상훈                                                                         

1992                제2회 ‘녹색인상’ 수상

1995                유엔 ‘글로벌 500’상 수상

1997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

1998                제13회 ‘인간상록수’ 수상

                      제12회 ‘인촌상(공공봉사부문)’ 수상

2008                제10회 ‘환경문화상 특별상’ 수상

                      제10회 교보생명 환경문화상 특별상 수상

2009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창립20주년 공로패 수상

 

 

원경선기념관

 

 

주소: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괴산로평단 5길 119 원경선기념관

전화: 070-7600-5293

홈페이지: http://wonkyungsun.pulmuone.kr

모바일홈페이지: 스마트폰 인터넷 주소창에 ‘wonkyungsun.com’ 또는 ‘원경선.한국’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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