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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이제 귀로 맛본다, 소리로 맛을 표현한 '생면식감 육개장칼국수’

“라면 먹고 갈래?”

 

ARMS 기법을 활용한 풀무원의 생면식감 육개장칼국수(이하 육칼) 광고가 ‘대한민국 YouTube 인기 광고영상(2017년 1분기)’ 1위를 차지했다.

 

야매 요리사로 유명한 웹툰작가 김풍이 등장한다. 라면 봉지를 바스락거리고 대파를 송송 썬다. 바람에 말린 면발을 손가락으로 튕겨보기도 한다. 보글보글 라면 끓는 소리는 식욕을 더 자극한다. 면발과 국물을 후루룩 빨아들이는 소리에 우리는 군침이 돈다.

 

육칼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현재 조회수 약 250만을 초과 기록 중이다. 이 조회수는 30초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방증하는 수치다.

 

 

▲ 풀무원의 육개장 칼국수 광고

 

 

최근 육칼 광고와 같이 청각을 자극하여 심리적 안정과 쾌감을 주는 ASMR 콘텐츠가 뜨고 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은 자율감각쾌감반응이라는 뜻으로 소리를 만드는 자극제를 이용해서 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를 의미한다. 즉, 배경음악이나 다른 소리는 모두 차단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소리에만 청자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ASMR의 열풍은 처음 미국에서 시작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1인 미디어의 성장과 최근 유행한 ‘먹방’ 열풍에 힘입어 광고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상으로 시각과 청각까지 자극한다, ASMR의 유행

 

먹방 열풍이 시작된 유튜브에서도 ASMR의 유행을 체감할 수 있다. 구독자 40만이 넘는 인기 유투버 ‘D’ (Dana ASMR)의 인기 영상은 대부분 먹는 소리이다.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대고 바삭한 과자를 먹거나 부드러운 마시멜로를 먹기도 한다. 치킨을 먹는 소리를 담은 영상은 무려 350만 뷰를 넘기며 ASMR의 인기를 입증했다.

 

댓글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진짜 치킨 냄새가 느껴진다는 후기부터 먹는 소리를 듣는데 잠이 쏟아진다는 반응까지. 같은 소리를 듣지만 사람마다 받는 자극은 다양했다.

 

자율감각쾌락반응은 아직 의학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자극에서 반응하고 일부는 심신의 위안까지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육칼 광고가 2017년 1분기 유튜브 광고 영상 조회수 1위를 기록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매일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수많은 광고 영상 중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육칼

 

익숙한 소리가 주는 새로운 자극, ‘맛있겠다’ Vs ‘먹고 싶다’

 

육칼 광고 역시,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각적 효과에 집중하지 않고 청각적인 자극을 선택했다. 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라면을 끓이고 먹는 소리의 매력은 남달랐다. 

 

육칼 광고의 성공 포인트는 여기 있다. 특별한 배경 효과음 없이 오로지 ‘라면 소리’에 집중한 광고에 사람들 역시 침을 삼키며 집중했다. 소리로 식감을 전하고, 맛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식욕을 일으켰다. 기존 식품 광고가 “맛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맛있겠다”라는 생각을 일으켰다면, 육칼 광고는 과감하게 “먹고 싶다”라는 사람의 기본 욕구를 바로 자극한 것이다.

  

육개장칼국수생면

 

풀무원식품 자체 조사에 의하면 육칼의 소비자층은 타사의 다른 라면 제품에 비해 10대와 20대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들은 유튜브 콘텐츠의 ‘헤비유저’이기도 하다. 250만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이 유튜브 광고가 젊은층의 육칼 구매를 유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짬뽕, 짜짱 등 중화풍 라면이 대세였던 국내 라면시장에 전통 한식 메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육칼은 올해 광고로 또 한번 주목 받고 있다. 광고의 흥행이 매출을 장담하진 않는다. 하지만 ASMR 이라는 트렌디한 형식으로 큰 호응을 얻은 육칼이 올해 얼마나 흥행할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